중앙아시아 37

와하비즘과 이슬람 테러단체와의 관계, 그리고 중앙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오만을 반성하며

이 글에서는 이슬람교 와하비즘과 테러 단체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그리고 아마도 이 글을 끝까지 다 읽은 자들이라면 왜 중앙아시아에 수니파 벨트가 만들어질 수 없는지 알 수 있으리라 본다. 우리는 흔히 이슬람교를 수니파와 시아파로 구분하지만, 실상 이슬람교 내부로 들어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2개 교파로 나누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중앙아시아와 중국 내륙 지대의 몇몇 교파는 여전히 수니파인지 시아파인지 구분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연구 주제인 경우도 있다), 중동 지역과는 다른 분류 체계를 가지는 케이스도 종종 있다. 일례로 중동 지역 수니파들이 수피즘을 배척하는 것과 달리 중앙아시아에서는 수피즘 단체를 편의상 수니파로 분류한다(그러나 이들과 전통 수니파 사이에 아무런 연대감도..

중앙아시아 2021.08.30

하카니 네트워크와 탈레반, 그리고 IS 호라산 지부의 관계에 대하여

카불 공항 사건 이후, 국내 언론에서 IS 호라산 지부와 탈레반의 한 분파인 하카니 네트워크와의 관계를 추적하고 있나 보다. 다만 《조선일보》에서 하카니 네트워크를 IS 호라산 지부의 뒷배라고 주장하는데, 나는 이 같은 주장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관련해 수많은 오보와 거짓 정보를 양산한 《조선일보》가 이런 사안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불쾌하기도 하거니와, 이들은 여전히 테러 단체를 하나의 통일체로 이해하고 있으며, 탈레반이 이번 테러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기사를 쓰고 있다.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1/08/27/AMZOXXJ6JZFU7CE3ADDRN7XKZU/?utm_source=naver&u..

중앙아시아 2021.08.28

카불 공항 테러와 판지시르의 저항자들

어제 IS의 카불 공항 테러가 있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재까지 90여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826184254071?input=1195 아프간 카불공항 인근서 IS 자살폭탄 테러…"미군 등 72명 사망"(종합4보) | 연합뉴스 (뉴델리·워싱턴·테헤란=연합뉴스) 김영현 류지복 이승민 특파원 =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서방 국가의 대피 작전이 긴박하게 이뤄지던 아프가니스... www.yna.co.kr https://www.yna.co.kr/view/AKR20210827011551009?input=1195m 미CBS "카불공항 테러 사망자 90명으로 늘어…150명 부상" | 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중앙아시아 2021.08.27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의 입국을 반대하는 극우단체의 기자회견을 보며

오늘 탈레반을 피해 우리나라로 오는 특별기여자들이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기쁜 마음으로 신문 기사를 읽었다. 이는 도의적으로 당연한 일이며, 우리나라의 국가적 책임감과 우리 사회의 보편적 인권 의식이 예전에 비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오는 길에 마음 졸인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한국 땅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란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826138452504?input=1195m '마침내 희망의 땅으로'…한국 도운 아프간인 378명 입국(종합2보)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김동현 기자 = 과거 한국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인 협력자와 그 가족 378명이 한국군 수송기를 타고 마침내 탈레반 위협... www...

중앙아시아 2021.08.26

수니파 벨트 가설에 반박하며: 중앙아시아 부족주의와 종파주의 싸움에 대한 단상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한 분석 글을 보면서 재미있는 가설을 접했는데, 바로 수니파 벨트가 만들어져 중국의 “일대일로” 제안에 따른 교통 인프라 건설을 방해할 것이란 주장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0235 셰일혁명의 나비효과...바이든, 시진핑에 탈레반 떠넘겼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남중국해를 통하지 않는 에너지 루트를 개발해 왔다” www.joongang.co.kr 이 주장을 살펴보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포기한 것은 셰일가스 혁명 때문에 더 이상 중동 지역에 개입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고, 가까운 미래에 탈레반이 같은 수니파인 위구르족 독립운동을 도울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물론 이와 같은 주장은 곁보기에는 설득력 ..

중앙아시아 2021.08.22

어쩌면 먼 나라 이야기: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한 단상

근자에 언론 기사를 보니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많이 내는 것 같다. 과거 탈레반 1대 지도자 오마르 집권기에 일어난 여성에 대한 박해를 생각해보면 이는 충분히 우려할 만한 일이다. 다만 우리 사회 지식인들이 이 문제를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문제에 대한 처방보다는 감정 표현만 난무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열악한 교육 환경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이 나라의 여성 식자율은 한자리 수(2002년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식자율은 7%에 불과했다)에 불과하며, 많은 여성들이 교육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상황이다. 아울러 지나치게 높은 조혼율(54%) 때문에 매년 1.6만 명의 산모가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고 ..

중앙아시아 2021.08.21

탈레반과 파슈툰족 습관법: 그들은 왜 빈라덴을 숨겨주었을까?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시작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는 한 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왜 탈레반 1대 지도자 오마르는 빈라덴의 신병을 미국 정부에게 끝끝내 인도하지 않았을까? 탈레반이 9.11 테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물론 알카에다에게 은신처와 훈련 기지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9.11 사건 자체와의 연관성은 지금도 불분명하다), 탈레반 지도부도 당시 일부 무자헤딘 군벌들의 자금 조달과 관련된 마약 소탕을 하는 등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해 나름 노력했는데, 왜 그들은 미국과의 전쟁을 각오하면서까지 빈라덴을 보호해줬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억측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9.11 당시 탈레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파슈툰족 습관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잘 알다시피 탈레반..

중앙아시아 2021.08.19

마크 티센의 한국 관련 발언을 보고

오늘 신문을 보니 부시 정부 시절 수석 연설 보좌관을 지낸 마크 티센이란 평론가가 한국도 미군의 지원 없이는 아프가니스탄처럼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81710555363988 "韓, 미군 철수시 아프간 꼴 난다" 美 칼럼니스트 글 시끌 - 머니투데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연설 보좌관을 지낸 인사가 16일(현지시간) "한국은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며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국... news.mt.co.kr 나는 저 기사를 보면서 왜 부시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잘못된 정책을 실행할 수밖에 없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여기서 우리 한번 9.11테러 당시 아프가니스탄 시골에 사는..

중앙아시아 2021.08.17

아프가니스탄 내전과 강대국 사이의 각축, 그리고 중앙아시아 테러 단체 관련 글 모음-서문

이 블로그에서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생각보다) 많이 다룬 것 같다. 이와 같은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동아일보》에 개재된 상식 이하(이보다 더 심한 표현은 쓸 수 있어도 이보다 더 가벼운 표현은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의 기사 때문이었다. 테러리즘의 세계는 결코 “이슬람 형제”라는 한 마디로 쉽게 정의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그것은 인종주의에 기반한 분리주의와 반 세기 가까이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 상황, 그리고 지하드와 이슬람 세계질서를 새롭게 만들려는 범세계적 조직체계를 갖춘 테러 집단들의 이합집산이 만들어낸 세계이며, 파슈툰 부족주의를 이용해 아프가니스탄을 자국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파키스탄 정부와 이들에 저항해가며 발루치스탄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그리고 파키스탄 정부의 손..

중앙아시아 2021.08.16

아프가니스탄 내전과 강대국 사이의 각축, 그리고 중앙아시아 테러 단체 관련 글 모음-에필로그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81608390635872 탈레반, 아프간 손에 넣자 中 "원칙적 불개입.. 국가재건 참여희망" - 머니투데이 신장위구르 독립운동 영향 차단 부심... 경제적 협력관계 희망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권력을 장악하자 중국이 아프가니스탄 정세에 관한 불개입을 원칙으로 내세우며 국가 ... news.mt.co.kr https://www.news1.kr/articles/?4404689 서방 대사관 모두 철수하는데 중국-러시아는 ‘천하태평’ 사실 앞에 겸손한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 www.news1.kr https://www.fnnews.com/news/202108161512491350 탈레반 아프간 장악 中 "美패권 쇠락 상징...재건에 ..

중앙아시아 2021.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