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국정부는 GDP를 어떤 방법으로 통계할까?

계연춘추 2021. 3. 7. 16:53

흔히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에서 통용되는 GDP 산정방식은 ①생산법(각 경제영역의 총생산에서 중간 소모 비용을 제하는 방식), ②수입법(노동자 급여, 고정자산의 감가산각, 세수 순수익, 영어이윤을 더하는 방식), ③지출법(통상적 의미의 GDP 계산법)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내가 들어보니 대체로 수출 주도형 개발도상국은 생산법을 주로 사용하고, 내수시장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선진국은 지출법을 따르거나GDP 계산 시 정부 지출 비중을 반영하는 편이다. 중국은 수출 위주의 개발도상국인 고로 지금까지 생산법으로 GDP를 추산했지만, 최근 내수 규모가 GDP의 50%를 차지하면서 학계 일각에서는 GDP에서 지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다.

아울러 중국의 경우 일부 항목(군사 지출, 공무원 급여)은 애초에 GDP 통계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현 중국정부에서 제시하는 GDP 수치가 과연 믿을만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중 GDP 비교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자들 또한 이 같은 양국 GDP 통계법 차이로 인해 GDP보다는 세부 항목 비교가 보다 현실을 반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로 중국이 GDP 통계를 미국과 유사한 방법(그러나 미국의 GDP 통계조차 2013년 전후로 자국에 유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에 과연 이를 온전히 믿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으로 바꾸기 전까지 중국 학계 내 GDP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럼 왜 중국은 자국에게 불리한 방법인 생산법에 따라 GDP를 산출할까? 일단 내수 시장 규모가 작은 80~90년대 당시 생산법이 실제 GDP를 더 잘 반영한 까닭도 있다. 당시 중국 대다수 지역은 여전히 배급제 경제구조를 탈피하지 못했으며, 대외 개방형 경제는 일부 특별구역에서나 실행되던 정책적 실험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내 가계 지출은 아주 작은 규모이거나 일정 규모 이상이라 한들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에 지출법에 기반한 GDP 통계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럼 내수시장 규모가 50%를 넘는 지금, 왜 아직도 이런 방법을 채용하는 것일까? 서구 언론과 경제학자들의 비판을 의식한 측면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 중앙정부조차 자국 지방정부 통계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매년 통계 수치를 조작하는 지방 관료들을 처벌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사건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GDP 및 관련 경제수치 조작은 지방 관료의 정치적 공적으로 인정되는 중국 관료 사회 특성상 이는 해볼 만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여전히 생산법을 사용해 자국 GDP 규모를 측정하고 있다.

다만 요즘 들어 중국의 내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중국 GDP 성장률은 정부 발표 수치보다 약간 높은 편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근래 들어서 위쳇, 알리페이 등 전자결재 서비스의 보급과 함께 중국 중앙정부에서 자국 내수시장 거래 규모를 대체로 추산할 수 있다 보니 디지털 위안화의 보급과 함께 새로운 GDP 통계법이 제시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대체로 중국 관영언론을 보면 중국정부에서 저 3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해 통계한다고는 하지만, 저 3가지 방법으로 사용해 똑같은 수치를 얻을지는 오로지 신만이 아신다. 무엇보다 중국정부에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락시키는 지표가 너무 많아 이를 온전히 믿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다만 중국 일부 지방정부의 통계 수치 왜곡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고로 이 같은 왜곡된 수치까지 고려하면 (현재 정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대략 맞아떨어지는 수준으로 이해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 2020년 10월 21일에 쓴 내용을 일부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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