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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묘지명〉의 진위 논란에 대해》라는 글을 쓰고 나서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辛德勇 선생이 발견한 것 외에 다른 수상한 점이 없는지 찾느라 힘들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을 하나 발견했는데, 다름 아닌 위조품 《이훈묘지명》에 나오는 내용 가운데 근본 없는 글귀들은 대체로 《수당오대묘지회편∙낙양권》에 집중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또한 수상하기는 하지만 심증일 뿐, 확실한 증거가 없으므로 말을 아끼겠다. 다만 낙양지역은 예로부터 묘지명 위조품 사업으로 유명한 곳이다. 낙양에서 발견되는 묘지명 가운데 절반 이상(8할로 기억하는데 내 기억이 잘못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은 위조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위조품 제작상들의 수준도 높고, 위조품 제작자와 상인들, 그리고 관련 업체 사람들이 하나의 카르텔을 이루어 학자들을 속이기에..

중국 2022.01.19

《이훈묘지명》의 진위 논란에 대해

작년 《이훈묘지명》이 발견된 이래 중국과 일본 학계는 둘로 나뉘어 이 묘지명이 위작인지 아닌지를 놓고 다투었다. 대체로 진품설을 주장하는 이는 일본 학계의 금석문 대가 氣賀澤保이며, 위조설을 주장하는 이는 辛德勇 베이징대 교수다(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마주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키가 작아서 놀랐다). 대체로 지금 분위기를 보면 일본 학계는 똘똘 뭉쳐 진품설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은 진품說(대체로 남쪽 계열 학자들)과 위조품說(대체로 북쪽 계열 학자들) 두 파로 나뉘어 논쟁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한국에서도 진품설을 지지하는 것 같다. 일단 《이훈묘지명》에 새겨진 명문은 아래와 같다. 논란의 여지가 있어 氣賀澤保의 판독문을 인용하겠다. 大唐故鴻臚寺丞李君墓誌銘并序 公諱訓,字恒。..

중국 2022.01.19

예정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합병, 그후

https://www.yna.co.kr/view/AKR20220113171151080?input=1195m 러 "서방과 안보협상 실패시 쿠바 등에 군사인프라 배치할 수도"(종합) | 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서방과의 안전보장 협상이 실패할 경우 러시아는 중남미 쿠바나 베네수엘라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하는 것과 같... www.yna.co.kr https://www.sedaily.com/NewsView/260V0R7UAB EU, 우크라이나 관련 러시아 겨냥 경제 제재 6개월 연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러시 www.s..

지정학 2022.01.19

라다크-악사이친의 핏빛 노을, 그리고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https://letrleter.tistory.com/m/10 근 10년 간 타림분지-파미르 지역 변방 주둔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단상 최근 중국과 인도 양국이 라다크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놓고 다투면서 타림분지-파미르 지역 중국 인민해방군 국경수비대의 배치 및 병력 현황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본고에서 필자는 주로 letrleter.tistory.com https://letrleter.tistory.com/m/15 2020년 중국-인도 카슈미르 국경 지대 충돌과 향후 역사적 과제 2020년 여름에 일어난 중국과 인도의 충돌은 점차 강성해지는 인도와 이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중국 지도부의 조급함에서 비롯되었다. 2017년, 인도정부는 자국 영내에 임시정부를 차린 티베트 망 letrleter.tistory..

중국 2022.01.18

두긴의 지정학 서사와 아르카임 유적 -러시아 지식인들은 어떻게 자신의 역사를 바꾸고 있는가?

범-투란주의의 계승자인 신-유라시아 학파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대립이라는 지정학적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서사구조에서 그들은 로마와 카르타고의 전쟁을 육상세력과 해양세력의 대결로 이해할 뿐만 아니라, 해양세력을 적그리스도적 세력이라 칭함으로써 육상세력의 승리만이 이 세계를 도덕적인 상태로 돌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두긴의 이 같은 지정학 서사에서 미국은 해양세력의 대표주자고, 러시아는 육상세력의 대표주자다. 따라서 러시아의 신성한 임무는 루스와 투르크, 몽골을 조직하여, (로마인들이 카르타고를 파괴한 것 같이) 해양세력을 붕괴시키고, 육상세력이 지배하는 도덕적이고 보수주의적인 세계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두긴은 이 새로운 러시아 제국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

지정학 2022.01.14

샴발라(샹그릴라)와 고창 위구르 -티베트의 프레스터 존

사진 출처: https://www.pinterest.com/amp/pin/421860690095293228/ Pinterest에서 발견 회원님을 위한 아이디어를 더 많이 발견하세요. www.pinterest.ru 오늘 나는 샴발라(샹그릴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이 전설적인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까닭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것은 鬼力亂神이 우리의 생각을 사로잡지 않게 하기 위함이요, 신률적 세계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완성되어가는 것이지, 결코 지상에 있지 않음을 증명하고자 함이다. 물론 샴발라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그러나 다행히도 림풍파가 쓴 《지식의 사자》라는 글에 샴발라로 가는 여정을 상세히 기록하였으니 이 기록을 토대로 샴발라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이 티베트의 승..

중국 2022.01.13

신채호 《조선상고사》의 䂺麗 정벌 해석에 대하여

오늘 《광개토왕릉비》의 탁본을 보면서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데, 신채호 선생이 비문의 토욕을 토욕혼이라 해석했다는 주장을 봤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그런 내용은 없었기에 오늘 확인 차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를 봤다. 《조선상고사》제7편 《고구려·백제 두나라의 충돌》 제3장 《광개토대왕의 북진 정책과 선비 정복》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고구려 태자 談德이 고국양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논데, 䂺麗가 자주 변경을 침노하므로 즉위 5년, 기원 395년에 원정군을 일으켜 파부산과 부산을 지나 염수에 이르러 그 부락 6, 7 백을 파괴하고 소·말·양을 노획하여 돌아오니, 파부산은 《修文備史》에 지금 陰山山脈의 臥龍이라 하였고, 부산은 지금 甘蕭省 서북쪽의 阿拉善山이라 하였으며, ..

기타 2022.01.13

한국 현대 정치의 지정학적 해석

나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정치적 혼란이 우리의 지정학적 조건과 맞기 않기 때문에 발생한 촌극이라 생각한다. 한국은 서구식 의회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정치적으로 보다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 좌파와 우파의 정치적 경계가 불명확하기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우리는 너무도 모르거나 알아도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측은 문재인 후보 측의 복지 어젠다를 선점하겠다고, 역으로 민주당보다 더 과감한 보편 복지 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적이 있다. 이 경우, 우리는 과연 박근혜 대통령을 우파 대통령으로 봐야 하는가? 아니면 좌파 대통령으로 봐야 하는가? 또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내 대 일본 적대 정책을 펼치면서 내셔널리즘에 호소하는 정책을 실행했을 뿐만 아니라, 내셔널리즘 공..

기타 2022.01.12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진압을 바라보며

중앙아시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면 저 두 편의 글을 참고해도 된다. https://letrleter.tistory.com/m/85 “호라산 벨트”와 중앙아시아 정치 지형의 변화(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어찌될 것인가?) 내가 최근에 국내 언론기사를 보다 보니 재미있는 댓글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많이 봤는데, 과거 탈레반과 ETIM의 관계 때문이라 본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국내 언 letrleter.tistory.com https://letrleter.tistory.com/m/91 “호르무즈 딜레마”와 한국의 자원 안보 위기 중국이 주도하는 연횡連橫식 국제질서인 “호라산 벨트”의 형성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뜻한다. 이 도전은 우리가 기존의 미국과의 동맹관계로 해결될..

중앙아시아 2022.01.11

초한전을 둘러싼 오역과 오독 문제에 대해

https://brunch.co.kr/@96cb4860cbd5418/18 초한전을 둘러싼 오역과 오독 문제에 대해 쉬어 가는 글① | 오늘 오전, 이 글을 쓰기 위해 《초한전》을 다시 읽었다. 오늘 읽은 것까지 합하면 이 책을 못해도 3번 이상은 읽은 것 같다. 이 책은 생각보다 일찍 영역본이 나왔다. 1999년, 미 brunch.co.kr 아래는 우리나라에서 초한전과 관련된 사론 내지는 시평이다.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00504/1/BBSMSTR_000000100097/view.do 초한전, 모든 상상·한계 초월… 전통적 전쟁관 뒤집었다 1999년 中 두 현역장교가 집필… 9·11 테러사건 예견 큰 반향 美 육사·해사 정식 교재로 채택, 현재까지 8개 ..

중국 202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