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나요?”
이는 참 어려운 질문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물론 답은 정해져 있다.
“해방군 관계자가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중국군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중국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믿을 뿐입니다.”
여기서 혹자는 질문할 것이다.
“언론에서는 중국이 핵탄두 290~320개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하던데……”
실제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SIPRI는 2016년 중국이 260개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2019년에는 이를 290개까지 늘렸다 보도한 바 있다. 2020년 나가사키대 RECNA는 중국의 핵무기가 320개까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는 대체로 중국 해방군이 공개한 ICBM 개수를 토대로 발사체 당 핵탄두 3개를 탑재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계산한 것에 불과하다. 달리 말해 이 수치는 국제적 핵무기 연구소에서 파악한 중국 핵무기 계수일 뿐이지, 실제 중국 해방군이 보유한 핵탄두 개수와 일치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더군다나 미국과 달리 중국은 핵실험을 지하에서 진행하다 보니 중국이 얼마나 강력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만일 누군가 그것을 안다고 이야기한다면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또는 해방군 내 고위급 장성일 가능성이 높다(그런데 중국 사회 특성상 그런 고위급 장성이 한국인을 만날 리 없다).
다만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이 중요한 힌트를 주기는 했는데, 그는 2020년 5월 아래와 같은 발언을 微博에 올린 바 있다.
“중국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핵탄두 개수를 천개까지 확보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적어도 DF-41 전략마사일 100개를 확보해야 합니다.”
후시진의 말실수 때문에(나는 그가 실수했다고 믿고 싶다) 우리는 중국군 핵무기 보유수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①현재 중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1천 개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단시간 내에 1천 개를 보유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미루어 보아 이미 1천 개에 근접한 수준까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②2019년에 처음 공개된 DF-41의 개수는 아직 100개를 넘기지 못한 수준이다.
실제로 현재 공개된 중국군 ICBM 편제만 보더라도 중국군 보유 핵탄두 수를 290~320개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수치 아닌가 생각해 본다. 후시진의 발언을 통해 추정해보면 500개 이상은 확실히 넘은 것 같고, 천 매까지는 확보하지 못했으니까 대략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650~800개를 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적당할 것 같다. 실제로 중국군이 운용 중인 무기 체계를 토대로 핵무기 개수를 추정해도 대략 저 수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중국은 자국 핵무기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비공개 원칙을 준수하고 있기에 우리는 중국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중국이 망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언론에 공개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다만 지금 언론에서 인용하는 SIPRI에서 발표하는 추정치는 확실히 중국군 핵무기 개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기에 저 수치를 너무 믿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중국 정치국 위원이나 해방군 고위 장성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중국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운용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다만 중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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