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탈레반 “중국은 친구” 발언 및 중국 인프라 투자 환영, 중국인 보호와 관련한 인터뷰를 보고

계연춘추 2021. 7. 14. 14:10

2021년 7월 9일,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사힌(Suhail Shaheen)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은 사실을 밝혔다.

① 탈레반은 수차례 중국에 방문한 적 있으며,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친구다.

② 탈레반은 중국의 아프가니스탄 인프라 투자를 환영하며, 중국 기술자들을 보호할 것이다.

③ (우리가 약속한 바와 같이) 탈레반은 개인 또는 단체가 아프가니스탄을 이용해 중국 등 국가를 공격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https://www.aa.com.tr/en/asia-pacific/taliban-welcome-friendly-china-s-investments-in-afghanistan/2302492

Taliban welcome ‘friendly’ China’s investments in Afghanistan

Spokesman Suhail Shaheen says group won’t allow use of Afghan soil against any other nation - Anadolu Agency

www.aa.com.tr


https://amp.scmp.com/week-asia/politics/article/3140399/china-welcome-friend-reconstruction-afghanistan-taliban

China a ‘welcome friend’ in Afghanistan: Taliban spokesman

With the US withdrawal emboldening the Taliban, the group’s spokesman says it welcomes Chinese investments in reconstruction and would guarantee the safety of investors and workers.

www.scmp.com


https://m.timesofindia.com/world/south-asia/afghan-taliban-says-it-sees-china-as-a-friend-promises-not-to-host-uyghur-militants-from-xinjiang-report/amp_articleshow/84294990.cms

Afghan Taliban says it sees China as a 'friend', promises not to host Uyghur militants from Xinjiang: Report - Times of India

South Asia News: The Taliban has said it sees China as a "friend" of Afghanistan and assured Beijing that it would not host Uyghur Islamic militants from the volatile

timesofindia.indiatimes.com


www.donga.com/news/NewsStand/article/all/20210508/106822501/1

中, ‘美 아프간 철군 결정’에 위구르족 봉기할라 전전긍긍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안보 상황은 아직도 복잡하고 엄혹하며 테러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아프간 주둔 외국 군대의 철수는 책임 있고 질서 있게 이뤄져야 하며, 테러 조직들이…

www.donga.com


나는 이 인터뷰를 보면서 동아일보 이장훈 기자의 문제적 기사(《中, ‘美 아프간 철군 결정’에 위구르족 봉기할라 전전긍긍》)가 떠올렸다. 이제 이 기사 내용이 얼마나 허위사실에 해당하는지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 이 기사는 그야말로 높은 수준의 국제정세 분석 능력이 없는 애널리스트가 단지 “미국이 최고”라는 집념 하에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왜곡해 가며 독자들이 만족할 만한 소설을 쓴 것에 지나지 않다. 나는 수 차례 탈레반과 중국의 관계가 범상치 않고, 아프가니스탄 집권을 목표로 하는 탈레반은 파키스탄, 중국, 이란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따라서 중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ETIM과 거리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망하라고 기우제를 지내는 우리 극우 언론은 탈레반과 중국의 전통적 관계는 고려하지 않고,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이 완성되어 간다는 허상에 빠져 국제적인 흐름을 읽는데 실패했다. 자격 미달의 애널리스트에게 지면을 주고, 공상과학 소설을 기사 형식을 빌려 사실처럼 유포한 《동아일보》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남아있다. 국제질서에 무지한 우리 지식인 사회와 우리 언론의 편향성 문제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포위하겠다고 해서 쉽게 포위당할 나라들이 아니다. 이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들의 지정학적 공간을 확보한 상황이며,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는 중국에게 파미르고원에서 자그로스 산맥에 이르는 호라산 지역의 조정자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이런 지정학적 대립 구도가 계속될 시,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 일본 등 국가들은 이 일대에 포진한 반미 국가들(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로부터 수송선 안전을 위해서라도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말라카 딜레마(중국의 원유 수송선이 말라카 딜레마를 경유해야 하는데 미 해군 봉쇄 시 막을 방법이 없음을 뜻함)”의 시대가 지나고 “호르무즈 딜레마(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원유 수송을 위해 지나야 하는 인도양 및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나라들이 대체로 친중∙반미 성향 국가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군사적 위협에 미국이 적시 개입을 할 수 없음을 뜻함)”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적어도 현제까지 상황만을 놓고 보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은 중국∙파키스탄∙이란에게 전략적 패배를 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략적 패배를 당하는 동안, 우리 지식인 사회는 이 일대의 지정학적 구도가 어찌 변할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탈레반이 ETIM을 지원할 것이라는 공상과학 소설을 쓰고, 신장이 중국으로부터 분열될 것이라는 거대한 허상에 빠져 있었다. 심지어 지인이 추천해준 몇몇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우파 성향 교수들과 언론인들은 이것이 미국의 차도살인借刀殺人 전략이라 주장하던데, 나는 저런 무책임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사회가 언론 자유를 이유로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분명 언론의 자유는 필요하지만, 언론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제도적∙법률적 장치 또한 정비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장치 없이는 우리 언론은 여전히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토대로 소설을 써내려 갈 것이며, 이런 소설과도 같은 기사로 인해 우리는 국제 정세와 관련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실상 이번 탈레반 ETIM 지원설은 한국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가 어느 수준까지 이르렀는지 보여주는 사건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나아가 우리 정부가 왜 정보 분석에서부터 중∙러 군사협력체 제국諸國에게 지고 있는지 보여준 좋은 예시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우리 언론 발 정보 왜곡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잘못된 판단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한 언론인들의 반성과 자정기능을 희망해 본다.

아래는 내가 5월 9일 중국과 탈레반의 관계에 대해 쓴 글이다(5월 13일 보론補論을 추가했다).

https://letrleter.tistory.com/m/70

중국정부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의 관계에 대해

어제 동아일보에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이 기사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카르자이 정부를 몰아낸 직후 신장 ETIM을 지원

letrlete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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