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다크-악사이친의 핏빛 노을, 그리고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계연춘추 2022. 1. 18. 12:51

카슈미르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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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 간 타림분지-파미르 지역 변방 주둔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단상

최근 중국과 인도 양국이 라다크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놓고 다투면서 타림분지-파미르 지역 중국 인민해방군 국경수비대의 배치 및 병력 현황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본고에서 필자는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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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중국-인도 카슈미르 국경 지대 충돌과 향후 역사적 과제

2020년 여름에 일어난 중국과 인도의 충돌은 점차 강성해지는 인도와 이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중국 지도부의 조급함에서 비롯되었다. 2017년, 인도정부는 자국 영내에 임시정부를 차린 티베트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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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일어날 수 있는 지정학적 이벤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재집권으로 인해 심장지대에 자신들을 위협할 세력이 없는 중·러 군사협력체는 이제 과감한 팽창을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정학적 이치로 보면 너무도 쉽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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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경에 공격용 다리 건설... 인도 “불법 점령” 강력반발

中, 국경에 공격용 다리 건설... 인도 불법 점령 강력반발 티베트·라다크 사이 판공호에 中, 500m 길이 다리 건설 착수 중국군 이동시간 12→3시간 단축 인도 국가안보에 큰 허점 생겼다 2년 전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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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1년) 12월, 한 해 결산 겸 올해(2022년) 예측을 할 때, 대부분 사람들은 2020년 중국·인도 국경선 문제가 일단락되리라 봤지만, 나는 이 지역이 앞으로도 계속 언론에 등장하리라 내다봤다. 왜냐면 카슈미르에서의 충돌은 미·중 양국 대립보다는 날이면 강력해지는 인도와 이를 경계하는 중국-파키스탄 연대와의 대립이기 때문이다. 이 일대는 청나라-무굴제국 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라다크 왕국이 있던 곳이기도 하며, 실크로드 구간 중에서도 서역남로西域南路의 중요 구간인 길기트 구간이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비록 확실하지 않지만 나는 아래와 같은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출처 불분명한 소문에 따르면 2020년 인도와 카슈미르에서 충돌했을 당시, 격분한 중국군부는 60년대 국경분쟁 때처럼 대규모 공세를 통해 인도군을 전멸시키려 했다고 한다. 이때 러시아가 베이징 지도부를 말리면서 “인도군은 너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하다”, “이들과 싸우기보다는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편이 좋다”라 조언했고, 실제로 이 때문에 베이징 지도부는 확전 대신 인도와의 대화를 통해 국경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소문의 진위여부를 떠나 우리는 이 같은 내용을 통해 이번 카슈미르 사태가 왜 일어났으며, 왜 중국군이 과거와 같이 대규모 공세가 아닌 대화로 문제를 풀려 했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사건의 발단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면 인도군이 과거 군사시설을 설치하지 않던 고그라 온천, 판공호 북쪽 등지에 새로운 초소를 세우면서 카슈미르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인도가 건설한 고그라 온천과 레를 연결하는 군용도로 건설은 베이징의 인내심을 시험했고, 이는 2020년 판공호에서 양국 간의 무력 충돌로 이어지게 된다.

이 사건 이후, 대다수 군사 평론가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이들은 여전히 이 사건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깨닫지 못한 것(인도의 발흥과 중국의 견제)으로 보인다. 타이완과 남중국해에서 일어나는 일렬의 사건들이 ⓐ인도양으로 팽창하려는 중국과 ⓑ이를 서태평양에서 견제하려는 미국의 충돌 때문이라면, 카슈미르 사태는 ⓐ중앙아시아로 팽창하려는 인도와 ⓑ이를 막으려는 중국-파키스탄 연맹체의 충돌로 이해할 수 있다. 달리 말해 인도가 강력해지면 질수록 ①쿤룬산맥까지 자국 영토를 확장하려는 인도(실제로 대영제국령 인도는 자신들의 관할구역을 쿤룬산맥까지라 선포한 적 있다)와 ②라다크 점령, 못해도 카라쿤룬 산맥 동쪽 전역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팽창 의지가 상호 충돌하면서 발생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중국군의 다리 건설도 인도의 레-고그라 온천 군용도로 건설에 대한 대응 차원의 조치라 할 수 있다. 물론 군사적으로는 악사이친 유사시 호탄의 공수부대와 야르칸드의 기갑사단을 빠르게 판공호 남쪽으로 이동시키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번 중국군은 판공호 남쪽에서 고전했다). 무엇보다 지금의 국경선이 자연경계를 따른 것이 아니다 보니 양국 간의 충돌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 델리 정부는 요한슨 선에서 조금도 후퇴할 기색이 없는데, 대영제국령 인도가 악사이친 지역을 실효 지배한 적이 없음을 생각하면(이름부터 중국 땅이라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이 같은 주장은 재고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가장 이상적인 분할안은 자연 경계를 토대로 카라쿤룬 산맥 동쪽은 중국이, 서쪽은 인도가 지배하는 것인데(실제 역사적 경계선도 이와 비슷하다), 이는 델리 정부로 하여금 카라쿤룬 산맥 동쪽의 거점들을 포기하라는 뜻이어서 이 같은 협상안이 실제 도출되기란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 자국 수도가 북쪽에 위치한 인도 정부 입장에서 보면 악사이친 지역은 자국 수도 방위를 위해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지역이며, 호탄에 위치한 중국 공군이 유사시 델리를 폭격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지정학적 방편이다 보니, 이들에게 무작정 양보하라 할 수도 없다.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 보면 현재도 악사이친 전역을 지배하지 않을뿐더러(당시 델리 정부에 우호적인 소련의 중재로 인도는 고그라 온천과 같은 카라쿤룬 산맥 동쪽의 몇몇 거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자국에 비우호적인 델리 정부가 독자적인 중앙아시아 진출 통로를 확보하는 것은 지정학적 전략 실패나 다를 바 없기에, 이곳에서 인도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혹자는 이 같은 카슈미르 분쟁이 한반도 정세와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묻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베이징 지도부의 신경을 인도차이나와 인도양 지역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미·중 충돌 시, 한반도가 주요 전장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미 자연경계에 따른 국경선 합의가 끝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중국과 인도는 여전히 국경 분쟁 중이며, 이는 베이징 지도부가 (자신들의 계획대로) 타이완을 점령한 직후, 인도차이나 진출과 함께 남아시아에서 인도와의 예고된 충돌에 집중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즉 한반도 문제는 베이징 지도부 입장에서 보면 자국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리는 이슈라 할 수 있다. 아마도 미군이 추가로 한국에 사드와 같은 무기체계를 배치하는 것이 아닌 이상, 한반도가 미·중의 주요 전장이 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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