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에르도안의 야망, 그리고 나자르바예프의 동상이몽

계연춘추 2021. 12. 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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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돌궐 1500년만에 부활… 中 긴장

최근 터키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구성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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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신장위구르 지정학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유린을 겨냥, 6일(현지시간)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미 의회도 같은 이유로 신장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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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지정학이라는 용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언론에서 OTS(투르크어사용국기구) 설립에 이토록 관심을 가지다니 기쁘다. 다만 신장 지역과 연결시키는 것은 시기상조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이 기구의 설립이 터키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용이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터키와 긴밀히 연계된 위구르족 독립 세력의 부흥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체가 아직까지 신장 지역 독립을 옹호하거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단체와 신장 지역을 연결시키는 것은 조금 이르지 않나 생각해 본다.


에르도안의 야망(?)
에르도안의 야망(?)


비록 우리 언론에는 나오지 않지만 OTS의 등장에 가장 긴장하는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 여전히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고, 최근 들어 중국이 심장지대 진출을 통해 러시아의 위상을 대체하는 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아직까지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미 중앙아시아에서 자국의 위상이 중국·이란 등 주변국의 도전 받는 와중에 터키까지 투르크어를 매개로 중앙아시아 내륙지대 진출을 감행하는 것은 모스크바의 입장에서 보면 여러모로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에르도안은 대체로 크렘린궁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OTS 결성은 러시아를 자극하는 일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터키의 새로운 술탄 에르도안은 왜 러시아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는 OTS 설립을 주도했을까? 여기서 우리는 현재 터키가 처한 상황(외교적 고립)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 터키 제재 이래, 앙카라와 워싱턴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일로를 걸었으며,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대통령의 친 이스라엘 정책에 불만이 많았던 에르도안은 (미국 보라는 듯이)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자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손을 잡았다. 흑해 방면의 위협을 없애고 싶어하던 푸틴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터키에게 S-400을 수출하는 등 앙카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따라서 이번 터키의 대 중앙아시아 정책은 반러, 또는 반중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기보다는 다른 해석이 필요할 것 같다.

트럼프의 터키 제재 이래, 워싱턴과 앙카라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위기까지 직면하게 되자 앙카라는 돌파구 차원에서 모스크바, 베이징 등 권위주의 국가들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앙카라는 모스크바로부터 투르크스트림과 S-400, 베이징으로부터 후누틀루 석탄발전소 건설 등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터키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지 않자, 에르도안은 중앙아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모종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아닌지 생각해본다. 앙카라 입장에서 보면 중앙아시아 5개국은 주요 문화 수출국(영화, 요식업 산업 등)일 뿐만 아니라, 문화·혈연적 연대감까지 있다 보니, 당연 중앙아시아 역내 주도권 확보를 통해 지정학 강국이 되려 할 수밖에 없다.

중앙아시아 5개국 입장에서 보면 이 일대를 지배하는 권위주의 통치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지위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으며, 이 과정에서 터키와 중국, 이란 등 다양한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힘의 균형을 이루어 나가려고 노력했다(물론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러시아는 여전히 이 일대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다). 당연히 이들 입장에서 보면 터키의 중앙아시아 영향력 확대는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영향력을 감소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권위주의 통치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다 보니 터키의 중앙아시아 개입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과거 자국내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환영한 전력이 있을 뿐 아니라, 나자르바예프 본인이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팽창과 궤도를 달리하는 또 다른 유라시아주의를 들고 나온 적이 있기에, 이번 OTS 설립도 카자흐스탄의 독자노선(“초원의 독수리” 훈련만 보더라도 이들의 독자주의는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오랜 시간 지속될 것이다)과 러시아의 통치에 대해 뿌리깊은 반감을 가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4개국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것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OTS는 터키와 중앙아시아 독재자들 간의 동상이몽이 만들어낸 단체라 할 수 있다. 터키는 이 단체를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우군을 찾음과 동시에 역내 주도권을 가져오고 싶어하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터키를 이용해 자신들의 권력 강화 및 러시아의 대 중앙아시아 영향력을 줄이고 싶어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동상이몽에 기반한 단체들은 정상 간 동호회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중앙아시아 역내 정치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는 지금 단계에서 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 본다.




이 와중에 러시아군 1만명이 우크라이나 방면에서 철수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112261122001/?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sub_thumb2&utm_content=202112261122001&C

“우크라이나서 러시아군 1만명 이상 철수”…긴장 해소 시작?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며 긴장감을 높인 러시아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배치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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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7-10만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은 무리다. 일단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는 자금력도 되지 않고, 우크라이나와 국경 분쟁이 아닌 점령을 목표로 하는 전쟁을 벌이는 경우는 못해도 20-30만 대군이 필요하다(고작 7만 명이 집결한 것 가지고 침공 임박 기사 쓴 기자들이 문제다). 이는 서구 언론의 러시아 혐오증이 만들어낸 오보이지만, 아프가니스탄 사태 당시 우리가 경험한 것과 같이 누구도 이 같은 오보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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